최고(最古)의 최고(最高) 음식 이야기
최고(最古)의 최고(最高) 음식 이야기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04.03.06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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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술은 성인이요, 탁한 술은 현인이라

우리 음식 중에서 썩었으면서도 썩지 않은 음식이 술과 김치로 맛의 극과 극을 이루는 세계적인 식품일 것이다. 특히 막걸리를 비롯한 우리의 전통 술들은 종류도 각양각색, 맛도 천차만별이라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움에 저절로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나 우리는 이러 저러한 일을 두고 술을 마신다. 또 직장생활이다 뭐다 해서 바쁜 생활 속에서도 가까운 친구들, 가족들과 술 한잔의 추억을 즐긴다. 스트레스도 풀고 괴로운 일, 복잡한 일 잠시 잊고 싶을 때 술은 최고의 도구일 수도 있다. 최근 복잡한 일로 술 한잔 할 기회가 잦았다. 그러니 모처럼 술 이야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성싶다.

이왕 우리가 술을 마실 자리가 생기면, 술자리에 이름 붙여 가며 술을 마시는 것도 옛 선인들의 풍류까지는 되지 못할망정 그런 대로 풍류를 흉내내는 멋진 술자리가 될 것 같다. 바쁜 시간에 무슨 술자리 이름이냐? 바쁘니까 술 마시는 시간이라도 재미있는 의미를 붙여 가며 한 잔 하면 맛은 더하고 멋진 자리가 되지 않을까.

우리 선조들이 가져다 붙인 술 이름을 밝힌 주송 구십운 (酒頌 九十韻)중에서 몇 개만 훑어보면서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이름 붙여 가며 술 한잔하고, 가능하면 친구들과 술자리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활용하는 것도 현대판 멋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업성공을 바라며


* 사업과 관련해서 서로 잘 사귀어 보자 (事業關聯 交人酒 : 사업관련 교인주)
* 사업성공을 위해 사람 서로 잘해보자 (事業成功 交際酒 : 사업성공 교제주)
* 액운을 쫓고 행운을 맞게 해 달라고 한번 빌어보자(祈願成功 告祀酒 : 기원성공 고사주)
* 환영할 만한 일 있을 때 위하여! (歡呼一座 乾杯酒 : 환호일좌 건배주)
* 멋지게 살아가자고 약속 할 때 파이팅! (桃園結義 同盟酒 : 도원결의 동맹주)
* 세상 다 똑 같은 거라며 이술 저술 마셔보자(世界同權 各樣酒 : 세계동권 각양주)
* 관직에서 승진했을 때 야, 축하한다 (高官昇進 賀儀酒 : 고관승진 하의주)
* 경사 났을 때 어서옵쇼! (人間慶事 迎賓酒 : 이간경사 영빈주 =손님을 맞이하는 술)
* 출세해 고향으로 와서 왕창 술내기 (錦衣還鄕 鄕飮酒 : 금의환향 향음주)

-남녀관계에 관하여


* 남녀, 정이 듬뿍 들었을 때 서로 야! 한잔 해! (多情男女 同盃酒:다정남녀 동배주)
* 몸이 요동을 칠 때 야! 거시기 가자 (搖動全身 混合酒 : 동요전신 혼합주)
* 정력이 더욱 필요하면 뱀 잡쏴봐! (精力增强 毒蛇酒 : 정력증강 독사주)
* 옹졸하고 어리석은 자 여자 좋아할 때 왕따시켜! (庸君好色 亡身酒 : 용군호색 망신주)
* 남녀 이성이 만나 폼 잡을 때 저 술 못 마셔요 (靑紅兩色 葡萄酒 : 청홍양색 포도주)

-세상사를 읊조리며


* 세상사 잊어버리고 시름을 풀 때 여유를 가져 (忘世消愁 由飮酒 : 망세소수 유음주)
* 무엇에 이기고 지고 난 다음 캬! 씁쓸하구만 (勝敗然後 苦杯酒 : 승패연후 고배주)
* 말 많고 망령되게 행동할 때 야! 니 죄는 니가 (多言妄動 皆因酒 : 다언망동 개인주)
* 이익이나 손해에 아랑곳하지 않고 야! 다 그런거야 (損益不問 空字酒 : 손익불문 공자주)
* 나중에 술값 주기로 하면 황소라도 잡아먹지(後佛無憂 外上酒 : 후불무우 외상주)
* 두 손 모으고, 몸을 굽힐 때 손바닥 접시 닦기(合掌屈身 謝過酒 : 합장굴신 사과주)
* 부화가 치솟을 때 책상 위를 주먹 한번 꽝 치며 (憤氣衝天 鬱火酒 : 분기충천 울화주)
* 다투고 서로 화해할 때 술 철철 넘치게(鬪爭和解 在分酒: 투쟁화해 재분주: 넘치는 술)

-신체와 관련해


* 허약한 몸을 위해서는 단고기료리(북한말로 개고기)(虛弱爲身 狗燒酒: 허약위신 구소주)
* 정력 세게, 조혈작용 잘되게, 인삼이 최고(强精補血 人蔘酒 : 강정보혈 인삼주)
* 백발 노인은 백세주 (白髮老人 百歲酒 : 백세노인 백세주)

“동성(同姓)아주머니 술도 싸야 사 먹지”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즉, 아무리 친분이 두터워도 잇속 없는 관계는 맺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냉정하고 험한 세상, 또, 지금까지 순조롭던 일이 마지막에 탈이 난다는 뜻의 “막술에 목이 멘다”는 속담과 같은 현실에서 더욱 여러 가지 술자리가 필요 한 때가 아닌가 한다.

시선(詩仙) 이태백의 술에 관한 예찬의 글을 읽으면서 술이란 역시 최고(最古)의 최고(最高) 음식이라고 느끼면서 친구들과 한잔 들며 세월 낚는다.

하늘이 만일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하늘에 주성(酒星)이 있지 않았으리 / 땅이 만일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땅에 주천(酒泉)이 없어야 하리라 / 하늘과 땅이 이미 술을 사랑했으니, 술을 사랑함이 하늘에 부끄럽지 않구나

이미 들었노라, 맑은 술은 성인(聖人)에 비유되고, 또한 이르되, 탁한 술은 현인(賢人)과 같다 하였다.

성현(聖賢)같은 술을 이미 마셨으니, 하필이면 신선(神仙)을 구할 것인가 / 석잔 마시면 대도(大道)에 통하고, 말술 마시면 자연의 도리에 합(合)한다. 다만, 취중(醉中)에 아취(雅趣)를 얻으면 그뿐, 깨어있는 자에게 전할 생각 말거라.

아! 취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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