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190배 세수 늘었지만 직원은 2배증가로 조사 역부족
30년만에 190배 세수 늘었지만 직원은 2배증가로 조사 역부족
  • 안호원 논설위원
  • 승인 2013.02.04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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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 장례식장, 종교인 세금 무풍지대로 탈세백태

“세상에 이럴 수가.....” 연말 정산을 하기위해 은행으로부터 받은 명세표에서 소득공제 항목을 확인하던 Y씨가 한숨을 길게 내쉰다. 아무리 열심히 두 눈 크게 뜨고 훌 터 보아도 딱히 공제 받을 만한 내용이 없다. Y씨는 방 8개가 있는 작은 모텔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해 만해도 세금이 30여만 원에 불과했는데 올해부터 일반과세로 바뀌면서 250여만 원이 될 것이라며 소득공제 될 만한 것을 찾아보라는 세무사 직원의 권유로 찾아보았지만 온통 카드 금액뿐이다.

그동안 몇 차례 전기 공사도 하고 화장실 변기 공사도 했지만 모두가 간이영수증만 갖고 있을 뿐 관인영수증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 카드결재라도 하려면 카드결제기가 없다며 현금을 요구하고 그 대신 할인을 해주겠다고 한다. 현금 영수증을 발급해달라고 하면 비용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내야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항의를 해보았지만 ‘소에 경 읽기’ 식으로 안하무인 배짱이라고 했다. 한 마디로 세금을 탈세하는 거다. 출장비 또한 만만치 않지만 영수 처리가 어렵다. 그래서 지출은 했음에도 불구하고 Y씨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영수증을 받지 못하고 속상해 하는 것이다.

탈세와 탈루는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즉 세금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새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을 위한 예물 마련부터 여행 시 안식을 위한 숙박시설, 교회. 사찰 등 사회 온 몸 구석구석에 과세를 피할 수 있는 ‘현금’이 독버섯처럼 펴져있지만 단속 할 길이 막연하다. 오히려 단속이 되는 입장이 바보가 되고 억울할 지경이다.

전문가들은 과세 행정의 투명화와 세금에 대한 시민의식 개혁 등이 동시에 뒤따라야만 ‘새는 세금’을 통한 지하경제 소멸과 깨끗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지만 이 역시 허공에 외침으로 되어버리고 있다. 사업자들의 경우 현금거래를 통해 매출을 축소하고 소비자들은 할인 된 금액 등의 이유로 좋은 게 좋다는 ‘인지상정’ 의 감성을 내세워 탈세에 대한 죄책감을 털어낸다.

과세 당국 역시 ‘요람’에서 ‘무덤’까지 죄의식도 없이 만연한 탈세백태를 알고 있는 뜻하지만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이를 조사할 인력이 태부족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인력충원도 매우 중요하지만 다른 부처와의 정보공유가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세청이 파악한 실물거래 외에 금융거래를 파악하면 좀 더 효율적이고 확실한 조사가 가능 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 조세전문가는 “지하 경제 양성화를 통해 탈루를 줄여야만 일반 납세자의 조세 부담이 줄어든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를 하기도 했다. 또 한 경제학자는 “소득세 측면에서 최고 세율과 지방세를 적용하면 대체로 40%가 세금인데 이것이 바로 탈루되는 셈” 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비단 업체뿐만 아니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앞에서 언급 했던 전기나 수도 사업자의 경우도 그렇지만 결혼식과 장례 등 경조사를 통해 얻어지는 부조금은 그야말로 ‘세금무풍지대’라 아니 할 수 없다. 소위 이름 깨나 있는 사람의 경우 여기에서 엄청난 부조금 수익을 얻기 마련이지만 누구도 여기에 세금을 논하지는 않는다.

특히 억대의 사례비를 받는 큰 교회나 사찰의 목회자들이 국민의 4대의무인 납세의무를 별별 이유를 들어 탈세를 버젓이 하고 있어도 누구하나 지적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여기에서도 느껴지는 게 힘이라는 것이다. 결국 힘없는 자들만이 열심히 국민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이러니 힘없는 서민들은 분통이 터지고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국세청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일부 업소에 대해 현금 영수증 의무발행제도를 시행해왔고 이를 위반 시 미 발행금액의 50%를 과태료로 부과하되 이를 신고하는 자에겐 미 발급금액의 2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등 현금 영수증 발행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한바 있지만 일부 사업장의 경우 현금 영수증 발행을 위반하고 할인을 조건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등 현금 수입을 신고 누락하는 행위가 국세청을 비웃듯 여전히 빈발하고 있다.

특히 병원과 같은 전문직과 결혼식장, 장례식장 등은 30만 원 이상 현금 결제를 할 경우 구매 사 의사와는 상관없이 현금 영수증을 반드시 발행하게 명시되어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국세청이 한 해 거둬들이는 세수는 1975년 1조원에서 2012년 190조원까지 무려 190배나 늘었다. 문제는 이 같은 세정을 담당 할 국세청 직원이 턱도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75년 당시 1만 372명에서 지난해 2만13명으로 겨우 2배 증가에 그쳤다. 그런 국세청이 올 해도 20조원의 세입예산을 담당하게 된다. 여기에 ‘탈루소득을 줄여 나가는 방식으로 세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도 28조원의 추가 세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력 충원을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 아니 없는 게 아니라 못하고 있다는 게 솔직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세청은 차선의 방법으로 이 달 중 단행하는 정기 인사를 통해 행정지원부서 인력 500여명을 차출 조사업무에 투입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세청 전체 2만 여명의 직원 중 2.5% 에 불과한 규모지만 다가오는 박근혜 정부 시대의 세원 확대 기조를 만족시키기 위한 자구책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국세청 관계자는 “당장은 현금 영수증이 없는 현금거래가 이익인 것 같아도 탈세의 궁극적인 피해자는 소비자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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