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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2.18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 간의 합종연횡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동영-임종석-김혁규’와 염동연의 ‘호남파-통합파’ 짝짓기가 이루어진 반면 ‘김근태-김두관-김부겸’과 유시민의 ‘영남파-반대파’ 연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열린우리당이라는 한 배를 타고 있다. 한 배를 타고 있는 이상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힘이 분산되면 배가 뒤집힐 위험이 있고, 결국 모두 익사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한 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최소한 ‘짝짓기’에 성공한 사람들끼리라도 생각이 같기는 한 것일까?
불행하게도 그렇지는 않다. 정치는 오월동주(吳越同舟)나 동상이몽(同床異夢)이기 때문이다.
우선 김근태 의원이나 정동영 의원은 ‘오월동주’로 봐야 할 것 같다. 실제로 둘은 열린우리당이라는 한 배를 타고 있으면서도,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관계다.
치열한 당권경쟁을 벌이고 있는데다, 저마다 지지기반도 다르고 우리당을 이끌어 가는 방향도 다르기 때문이다.
정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즉시 민주당과 통합추진기구를 만들고, 통합추진과 동시에 지방선거 연합공천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김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대통합을 주창하는 양측의 통합 방식에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 중도파·개혁파, 국민중심당, 정몽준 등 무소속이 모두 포함하는 ‘대통합’을, 김 의원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제 양심세력과 연대하는 대통합을 각각 모색하고 있다.
누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이처럼 당의 진로가 달라지는 것이다. 특히 김 의원과 연대한 유시민 의원의 경우 생사가 달린 문제다.
정 의원이 당권을 장악할 경우 유 의원 일파는 축출대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한마디로 오월동주인 셈이다.
그러면 같은 짝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간의 생각은 어떨까? 오월동주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동상이몽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우선 정동영 의원과 염동연 의원은 같은 짝이면서도 속셈은 따로 있다. 정 의원은 자신의 집권을 기반작업으로 민주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반면, 염 의원은 고건 전 총리를 대권주자로 내세우기 위해 ‘고건 세우기’ 전초작업으로 민주당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김근태 의원과 유시민 의원 역시 같은 짝이면서도 최후에는 각기 다른 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김 의원의 경우 현재 재야파와 386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나, 이들에게는 ‘反유시민’ 정서가 상당히 깊게 깔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적지에 도달하고 나면 서로 ‘으르렁’ 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김 의원이 패할 경우 유 의원은 신당창당을, 김 의원은 당에 그대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고 보면 정치란 참으로 할 짓이 못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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