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부활
  • 조성연
  • 승인 2006.08.2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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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녀를 살해하고 동정심과 우연성을 말한다. 그리고 자수하고 부활을 원한다. 정말로 웃기고 너무 신파적이다. 하지만 광호는 그자처럼 우연성을 신봉하게 되었다.

‘라스콜리니꼬프’는 창녀를 우연성에 의해서 선술집에서 만났다. 우연의 연속은 모든 것을 허구로 만들고 그 허구는 다시 새로운 허구를 만들며 다시 우연성을 만들었다. 광호도 작부를 사랑했었다.

허구는 새로운 창조를 만들지만 진실이 밝혀지면 다른 허구가 되고 그러한 허구는 다시 우연성을 만든다. 창녀에게 나사로의 <부활>을 읽어 달라고 했다. 정신적인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려는 무의식적 욕망에서 나온 것이다. 광호가 사랑한 작부는 그 반대로 광호를 사랑하지 않았다.

부활은 아무나 할 수가 없다. 사람을 죽이고 <부활>하려고 대지 위에 입을 맞추는 것은 위선이다. 회개라는 것은 모든 죄를 사해 주지 않는다. 기독교 사상은 회개가 중심 사상이지만 그 허용범위를 초과하는 것은 예외다.

회개를 통해서 <부활>한다면 그 이전의 것은 전부 사하여야 하겠지만 희생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모순이다. 마음의 문을 닫으면 모든 것을 부정으로 보인다는 것을 강조한다. 자수를 구하면 당연한 대가가 온다는 것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가 없다.

목격자가 자살하는 것으로 충격을 받는다. 완전 범죄에 대한 자기 욕구 실현 뒤에는 허탈상태가 온다. 자기를 위기로 몰고 가던 목격자가 죽음으로써 완전 자유와 해방은 오히려 자기를 나태하게 만든다. 정신적인 갈등과 사회 정의에 대한 부조리가 현실화되는 것에 대한 또 다른 거부감이다.

목격자의 죽음은 자기가 뛰어넘지 못하는 하나의 벽을 넘은 것이어서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마음속으로 흔들리고 있는 ‘라스콜리니꼬프’에 대한 하나의 도전이자 저항이다. 자수하러가다가 갑자기 경찰서 앞에서 발걸음을 돌린다. 아직 마음이 그것을 받아 들지 못하고 있다. 경찰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창녀의 간절한 모습을 보고 다시 경찰서로 들어간다.

자수는 그렇게 끝을 내지만 정말로 웃긴다. ‘라스콜리니꼬프’의 정신적인 지주가 부활정신이 아니라 창녀의 비참해 하는 모습에서 생겼다. 아주 마음이 여리어서 갈팡질팡한다. 자수는 양심의 가책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뒤틀린 감성과 이성이었다.

자의식 적인 괴로움 속에서 자신의 비열함을 더욱 내보이기 위한 선택일 뿐이었다. 내면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알 수 없는 충동으로 인해서 창녀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일 뿐이다. 광호는 자살할 마음이 없다.

네거리 광장에 엎드려 대지에 입 맞추는 것으로 행복과 환희에 빠지게 되는 것도 위선이다. 시베리아 수용소에서도 여전히 소외감과 좌절감에 빠져있는 것이 그것을 반증한다. 자신의 죄를 진심을 뉘우치지 못해서 오는 현상이다. 광호는 그자의 살인 동기를 부정하면서도 우연성에 대해서는 인정을 한다.

우연성이 너무나 많다. 너무나 도식적이다. 범죄의 실행과 자수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의식적인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과정의 연장선에서 일어나고 모두 우연성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이론과 사상과 노예가 되어 자신만이 유일한 진리의 담지자라는 확신에서 서로 죽이게 되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그 꿈으로 삶을 죽이고 정화된다는 것은 허구이지만 그것도 우연성과 결부된다. 꿈을 통해서 자기의 합리적 이성주의가 몹시 흔들린다. 하지만 연인의 지극한 사랑을 받아 드리면서 지금껏 그를 괴롭혔던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 태어난다.

부활은 하나님 적인 것에서만 다시 태어난다. 예수가 <부활>한 것은 우연성이 아니다. 모든 것을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용서하는데서 얻어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잘못을 회개하면 구원을 받는 다는 것은 모순이이라고 광호는 생각했다.

사랑과 용서를 우연성과 결부하면 답이 없고 부활은 없다. 따라서 살인을 하고 부활한다는 것은 용서가 뒤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호가 용서를 받는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악어는 죽여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상규와의 우연성에 기인한 것이라는 생각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광호는 이제 막다른 골목 까지 왔다. 살인, 후회와 용서에 대해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우연성과 결부하려고 했다. ‘라스콜리니꼬프’처럼 광호는 변해 갔다. 악어를 죽여야 한다. 상규를 위해서가 아니고 내 자신을 위해서다. 내가 ‘라스콜리니꼬프’를 존경하고 용서받는 것도 우연성이 좌우할 것이다. 그렇다면 악어를 죽이는 것에 주저할 필요가 없다.

그가 한 행동이 나의 설계도다. 설계도로 집을 지어야 한다 광호는 이제 정신병자처럼 되어 가고 있었다. 어두운 여관 골방에서 쇠잔함, 무기력, 음침함과 같은 현상들이 그의 앞날을 어두운 곳으로 몰고 갔다. 이제 우연성과 모순을 위해서 무엇이든지 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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