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금융기술그룹 앤트(Ant Financial)가 사상 최대 규모인 300억 달러(약 35조 5,770억 원)를 올릴 수 있는 증시 데뷔 계획을 공개했다고 BBC방송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온라인 소매업계의 거인인 알리바바와 제휴하고 있는 이 회사는 홍콩과 상하이에 주식을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을 탄압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서구의 많은 사람들이 앤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지만, 앤트는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 강국인 알리페이(AliPay)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 앤트그룹은 어떤 그룹?
중국 항저우시에 본사를 둔 앤트는 2004년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와 창업자 잭 마(Jack Ma)에 의해 출범했다. 이후 알리페이는 중국의 독보적인 모바일 결제 사업이 됐다.
모바일 결제와 함께 월 700만 명 이상, 80만 개 기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해 청구서 결제, 보험 가입, 뮤추얼펀드 투자 등을 하고 있다. 앤트 지분 33%를 보유한 알리바바는 알리페이 앱으로 서비스를 접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홍콩 번스타인의 자산운용사 수석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다이(David Dai)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왜 이 회사가 중국 디지털 결제 산업의 주요 업체”인지에 대해 “앤트는 텐센트와 함께 연간 200조 위안(약 34,480조 원)의 결제와 송금을 처리한다. 이는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그러나 회사 자체의 온라인 프로필에 따르면, “우리는 규모나 권력을 추구하지 않고, 102년 동안 지속할 좋은 회사가 되기를 열망한다”고 하면서 규모가 아니라 장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주식 매각의 규모는 ?
앤트의 발표는 가치나 주식시장 데뷔 때 얼마나 조달할 계획이 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많은 대형 은행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앤트가 2500억 달러(약 296조 4,750억 원)에서 3000억 달러(약 355조 7,700억 원)의 시장 자본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씨티그룹과 비교해보면, 1000억 달러(약 118조 5,900억 원)를 조금 넘는 금액이다. 중국 시장조사그룹(China Market Research Grou)의 창시자 숀 린(Shaun Rein)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대 금융기관은 현재 중국에 있다”고 말했다.
지분 10%~15% 수준의 매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수 있다.
앤트는 약 300억 달러(약 35조 5,770억 원)를 모금할 것이고, 지난해 290억 달러(약 34조 3,911억 원)으로 공개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IPO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기업공개(IPO)의 장소가 중요한 이유 ?
앤트그룹은 미국 나스닥에 버금가는 중국인으로 꼽히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스타보드와 홍콩증권거래소에 시장 데뷔를 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왜 이 같은 증권거래소를 선정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이나 유럽 주요 금융 중심지 중 한 곳에 상장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이번 발표는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홍콩보안법, 현재 진행 중인 무역 분쟁 등 다양한 이슈를 둘러싸고 중국과 미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과 메시지 플랫폼 ‘위챗’을 금지하는 두 차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 내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알이 리 캐피탈(RE Lee Capital)의 바오 부(Bao Vu) 투자이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앤트가 상하이와 홍콩을 선택한 이유가 중국 금융서비스업계의 주요 승리라며 상장 위치는 미국 거래소의 대안을 갖고자 하는 중국의 야망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면서 “상장이 성공하면, 현재 유일한 실질적인 대안인 미국 이외의 다른 기술기업도 상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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