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배척한 중국 화웨이의 사우디 프로젝트 참여 합의
- 미국, 중국이 긴밀한 아프리카연합(AU)의 ‘G20 정상회의’에 끌어들이기 시동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일(현지시간)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서 행한 연설에서 “석유와 가스 무역의 위안화 표시 결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를 무기로 삼아 온 미국에 대한 강력한 대응 방안의 하나로 중국이 중동지역 국가들과의 위안화 거래를 추진함으로써 미국의 지배적 지위를 흔들어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의 사우디 이번 방문에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 겸 총리는 아랍 국가들과의 일련의 획기적인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서방 각국과의 지금까지의 역사적 관계를 초월한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맺었던 ‘아브라함 협정’ 등으로 과거에 없던 이스라엘과 카타르, UAE 등 일부 중동지역 국가들과의 관계 정상화를 향한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의 중국 활용이 얼마나 성과를 이뤄낼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바이든 미 행정부도 아브라함 협정을 존중하고 이어 대(對)중동 정책을 펼치면서 특히 사우디의 냉대에 대한 관계 재조정을 검토하고 있어 중국이 가세한 중동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어떻게 흐를지 주목된다.
시진핑-MBS 정상회담 앞머리에서 MBS는 “중국과의 관계가 역사적인 신국면”에 진입했다고 표명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 7월 사우디 방문 당사의 매우 절제된 환영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시 바이든은 석유 증산을 요구하러 갔으나, 일언지하 (一言之下)에 거절당해 빈손 귀국이라는 쓴 맛을 봐야 했다.
특히 인권 문제와 에너지 정책, 러시아 대응을 둘러싼 미국과의 관계가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와 중국은 모두 ‘내정불간섭 원칙’을 내세우며 의기투합(意氣投合)하는 모습을 보이며 일단 겉으로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은 중동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아주 민감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외무장관은 9일 “사우디가 어느 한쪽 편에 서지는 않을 것이며,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모든 경제 대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와 중국은 복수의 전략적, 경제적 파트너십 협정에 서명을 했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기술 및 인프라 부문에 진출하고 있지만, 그 중심은 당분간 에너지 문제에 놓일 전망이다.
미 워싱턴에 있는 아랍걸프국가연구소의 한 전문가는 “에너지 관련이 앞으로도 관계의 중심에 설 것”이라며, “하이테크 기술면에서도 협력이 진행돼 미국에서는 이미 잘 알고 있는 우려가 나타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번 중국-사우디 합의는 중국의 통신장비 대기업인 화웨이(Huawei)와의 각서(MOU)가 포함되어 있다. 중국기업의 기술사용에 따른 안전보장 위험에 대해 미국과 걸프 국가들이 우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우아라비아는 국내 도시에서의 클라우드 컴퓨팅 및 하이테크 복합시설 건설에 대해 화웨이와 합의했다는 것이다.
사우디와 걸프 국가들은 중국과의 석유거래를 제한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회원국으로 구성된 ‘오펙 플러스(OPEC+)'의 일원인 러시아와도 관계를 끊으라는 미국의 압력을 받아왔다. 세계 질서가 양극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경제와 안보를 모두 고려에 둔 조항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 사우디, 중국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세계 석유시장 안정과 에너지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석유 이외의 측면에서도 무역 촉진과 원자력의 평화적 협력 강화에 힘쓰기로 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앞으로도 걸프 제국으로부터 대량의 석유를 계속 수입해 액화 천연가스의 수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표명해, 석유와 가스의 상류 개발에서도 한층 협력을 진행시키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한편,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장관은 9일 워싱턴에서 13~15일 열리는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리카연합(AU)이 주요 20개국(G20)상임위원에 가입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AU는 아프리카 55개국과 지역(미국이나 일본 등이 미승인의 서부 사하라도 포함)이 가맹하는 세계 최대급의 지역 기관으로, 아프리카의 정치적·경제적 통합과 분쟁 예방과 해결을 위한 노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02년 출범했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G20에 참가하고 있는 곳은 남아프리카공화국뿐이다. 커비 조정관은 남아공과 다른 AU 회원국 정상들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힌 뒤, 세계 경제, 민주주의와 통치, 기후변화, 건강, 안보에 관해 더 많은 아프리카의 목소리와 국제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G20 의장국 인도와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 같이 오랫동안 공들 들여온 중국과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과의 관계에 미국도 집적 뛰어들려는 자세를 보이며, 인도태평양, 중동, 아프리카 등 각지에서 중국견제를 위한 활동들이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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